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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Top10 결정전 2회차 방송 리뷰 - 30호는 역시나, 20호, 63호 10호 가수도 잘했네요.

by 주니(Jun-E) 2021. 1. 19.

항상 제가 최애 오디션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싱어게인이 Top 10 결정전 2회차 방송을 냈습니다.

30호 가수는 지난 방송에서 마지막에 나왔다가 끊겼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처음으로 나오지 않는 것만 봐도 대단한 무대가 나왔을 거라는 예상이 되는 방송 첫 머리였네요.

여튼, 노래를 부른 가수의 순서대로 간략하게 혹은 자세하게 리뷰를 해 보도록 할께요.

 

첫번째 무대 17호 가수.

선곡은 서태지의 '널 지우려 해' 라는 곡이었습니다.

우선,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사실, 26호 가수와 듀엣을 하기 전에 보여준 무대는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거든요. 노래도 깔끔하게 하긴 했지만, 기타연주도 노래도 잘하긴 하는데 그닥 매력은 느끼지 못했었어요. 오히려 훈훈한 외모가 훨씬 강렬했던 참가자였어요.

그랬는데, 일렉기타를 메고 나와서 롹 넘버로 커버한 '절 지우려 해' 라는 곡은 정말 잘 맞는 옷 이었습니다.

보컬도 이 가수가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충분한 표현을 해 냈고, 기타 연주도 좋았고요.

거기에 외모가 더해져서 정말 멋졌고, 깔끔했고, 좋은 노래였고, 프로다움이 느껴졌습니다.

이 사람 잘 다듬으면 스타가 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사위원들은 5개의 어게인으로 응답했네요.

 

55호 가수 

윤상의 '넌 쉽게 말했지만' 이라는 곡을 선곡했습니다.

원곡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들었습니다.

도입은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무대에 대한 압박감인지 긴장감인지 첫 무대의 We all Lie 를 부를 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고음에서 거칠고, 음정도 조금 흔들리고, 분명히 노래는 잘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무대였어요.

심사위원들은 1개의 어게인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응답을 했습니다.

그렇게까지 못한 무대는 아니었는데, 호불호가 갈릴 무대는 아니어서 아마도, 모든 심사위원들에게 거의 균일하게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쉽네요.

 

20호 가수 - 연어장인

박정현의 미아 라는 곡을 선곡했습니다.

지난 라운드에서 유희열 심사위원이 '다이나믹이 큰 곡을 선곡하라' 라는 조언을 적용한 선곡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 가수는 목소리 하나는 정말 명품입니다.

그리고, 가사를 씹어서 뱉어내는 그 스토리 전달력이 상당히 좋은 가수입니다.

다만, 그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 담담한 편이라, 그 담담함이 강점이 될 수 있는 노래이거나, 노래 자체가 기승전결이 뚜렷하다면 노래를 따라가기만 해도 큰 감동을 안길 수 있는 목소리인데, 노래의 특성이 그것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보컬로 그 밋밋함을 채우는 모습은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죠.

이번에는 선곡을 잘 해서, 정말 최상의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오히려 터뜨리는 것을 조금 눌러달라 주문을 하는 유희열 심사위원 ㅎㅎ

지난 심사와는 반대의 평을 했죠? 그것이 곡에 따른 해석을 조금 달리하고 싶은 프로듀서 입장의 조언이기도 했을 겁니다.

유독 20호 가수에게만은 이런 스타일의 조언이 계속 나왔는데, 그 이유는 그의 목소리가 워낙 주문하는대로 만들어낼 능력도 있는데다 목소리의 색깔이 백지와 같은 매우 퀄리티 좋은 종이와 같아서 그림을 마음대로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진짜 명품 목소리죠.

그런데, 이 점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목소리 자체로는 개인의 색깔을 담기보다는 노래의 색깔이 훨씬 진하기 때문에, 가수자체가 인식되어야 하는 스타가 되기에는 단점이 될 수 있는 목소리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선곡은 정말 잘 어울려서 최고의 무대가 되었지만, 다음 무대에서는 어찌될 지 걱정이 되는 것도 그 이유일 겁니다.

역시나 최고의 무대였기에 심사위원들의 선택도 All 어게인

 

63호 가수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 라는 정말 오래된 노래를 선곡했습니다.

이제 21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정말 의외의 선곡이었어요.

이 63호 가수의 경우는 20호 가수와는 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가수입니다.

둘 다 노래를 잘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63호는 목소리 자체에, 소리를 내는 방법 자체에 이미 아티스트의 색이 진하게 묻어있어서 프로듀서가 만질 점이 별로 없는 참가자입니다. 어느 정도 조언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런 목소리를 가진 가수라면 어디까지나 그 목소리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이번 무대도 역시 그의 색깔을 잘 녹여낸 멋진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심사위원들은 여러 명이 아쉽다는 의견을 내었어요. '기대치가 높아서 그래요' 라는 말을 달긴 했지만, 아쉬움이 느껴졌다는 데는 저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그 이유는 '기대치가 높아서' 라는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무대에서 그가 보여준 커버들은 정말 본인만의 색깔로 불러냈지만, 중간 중간 바꾼 멜로디 라인이나 편곡이 노래에 정말 찰떡같이 잘 붙어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무대는 다른 것은 나무랄 것 없었지만, 멜로디를 그간의 무대에 비해서 많이 바꾸었는데, 그것이 노래에 그다지 딱 붙지 않았습니다.

원곡보다 뭔가 더 밋밋하게 들리는 면이 많았어요. 원래 리메이크를 하면서 멜로디를 바꾸는 건 색다름을 주기 위함도 있지만, 그 바뀐 멜로디 라인이 좋아야 그리고 잘 어울려야 좋게 들리는데, 이번 노래에서는 그 부분이 좀 아쉬웠던 거에요.

그래서 심사위원들도 아쉬움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사평과는 다르게 All 어게인 ㅋㅋ

어쨌든 나무랄 데 없는 퍼포먼스와 가창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10호 가수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을 선곡했네요.

 

앞선 라운드에서 상대가 너무 강력해 탈락을 하게 되었지만, 아마도 심사위원들 간에 짰을 것으로 예상되는 (ㅎㅎ) 이혜리 심사위원의 슈퍼 어게인으로 이번 라운드로 진출했죠.

10호 가수는 참 독특합니다. 말할 때 목소리는 노래가 나오기는 할까? 할 정도로 걸걸한 목소리인데 노래에 들어가는 순간 반전이 되고

노래할 때 목소리도, 꽤나 거칠고, 언뜻 들으면 '임재범' 'JK김동욱'의 느낌이 나지만, 노래를 이어가다보면 그 둘과는 또 전혀 다른 감성적인 노래를 들려줍니다.

거칠고 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담담히 전해주는 강한 감정 (이게 앞 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10호 가수의 보컬로는 그것이 가능합니다. 담담하게 노래하지만, 그 안에 있는 감정은 정말 진해요) 그것이 전해주는 감동이 대단한데요.

원곡은 워낙 유명한 노래이고, 그 노래에 담긴 감정도 결코 가볍지 않은데요. 10호 가수가 불러준 '사랑이 지나가면'은 더 진하고 쓸쓸한 감정이 배어나와서 참 좋게 들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6 어게인을 선물하면서 Top 10에 진출하게 됩니다.

 

앞선 방송에서 티저로 나왔던 30호 가수의 무대

선곡은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30호 가수의 선곡은 항상 예상 밖에 있어서 재미가 있습니다.

오늘은 또 이 노래로 어떤 놀라움을 안겨줄까? 라는 기대를 하게 돼요.

전 심사위원들도 논란(?)의 반응을 보였던 지난 무대도 매우 좋게 봤기 때문에, 그가 만들어낼 이번 무대도 기대가 컸습니다.

뭐 그의 무대는 일단 봐야합니다.

 

끝장이죠.

이번 무대에서 30호는 스스로를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사람이다. 나는 경계에 있다. 이런 내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제가 줄곧 이야기해왔던 것이 30호는 대단히 영리한 사람이다 라는 것 이었는데요.

그가 무대에서 하는 모든 것이 계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짜임새가 있었습니다. 편곡에서 들고 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연주의 구성, 다소 과하게 보이는 발음을 내는 방식조차도 음악의 일부로 만들고, 자신의 색깔로 만들어낼 줄 아는 뮤지션이었습니다.

혼자서 하는 무대인데 밴드가 모두 올라와서 무대를 채우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무대였죠.

 

그는 스스로를 경계에 있는 애매한 사람이라고 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그는 '경계를 확장하고 바꾸는 사람' 이라는 겁니다.

단지 그 스스로 그것을 모르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그것이 대중들에게 어떤 것으로 받아들여질 지를 한정지어서 알릴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지난 무대에서 김이나 심사위원이 이야기한 '패스티벌 형 가수' 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의 노래는 무대에서 봐야 최고의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디오만 들어서는 그 느낌과 감동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돼요.

심사위원들도 이번에는 극찬 일색의 반응이었고, 당연하게도 All 어게인을 받았습니다.

 

26호 가수

김광석의 '내 사람이여' 라는 노래를 선곡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확실한 전달력을 가지고, 노래를 잘 불렀다고 생각을 했는데, 현장에서는 무언가 지난 무대에서는 있었던 특별한 색깔이 이번에는 느껴지지 않았나 봅니다.

전 첫 무대나 이번 무대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느꼈거든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오디션 무대지만, 다음 라운드에 가는 것 보다는 가수들이 이 무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선곡이었습니다.

아버지께 불러드리고 싶은 노래를 아버지 생신에 맞춰서 선곡해 오디션 무대에 오르는 가수

그보다 멋있는 것이 있을까요?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다소 아쉬운 4 어게인을 받으면서 Top10에 직행하지는 못하게 됩니다.

 

11호 가수

김윤아의 'Going Home' 을 선곡했네요.

11호 가수는 1라운드부터 매 라운드에서 선곡한 곡의 스타일이 너무나 많이 바뀌었는데요.

이번에도 완전히 다른 색의 노래를 선곡해서 그녀가 가진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를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아쉬움은, 노래의 가사에서 본인과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이 생각났는지 중간 중간 아주 짧은 순간 울음이 올라오는 것을 누르느라 감정 표현에 끊김이 느껴졌다는 점과,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어디 한 곳에서는 감정을 폭발시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노래를 선곡했음에도 과한 감정이 표현된 곳이 있었다는 점 정도?

그럼에도 역시나 아주 훌륭한 소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사위원들도 화답하든 7 어게인을 보내주었고, Top 10에 직행하게 되었네요.

 

다음 주 방송에서는 남은 6명의 패자 부활전과 Top 10 무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음 주 방송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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