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비평과 정보/음악, 음반

먼 길을 돌아온 원더걸스 유빈의 신곡 'Wave'가 특별한 이유

by 주니(Jun-E) 2020. 12. 21.

원더걸스의 멤버였던 '유빈'이 신곡 'Wave' 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 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내기 전에 전설적인 걸그룹 '원더걸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더걸스는 대단한 업적을 이룬 그룹이지만 의외로 멤버 교체도 많았고, (그럼에도 멤버들 간에 사이도 좋고 현재도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하네요.) 활동에 부침이 많았던 그룹입니다.

 

앨범 발매 텀도 꽤나 길었는데, 그럼에도 텔미, So Hot, 노바디 를 연속으로 메가히트를 시키며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이 되었죠.

원더걸스-nobody-무대사진

그런 시점에 이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을 선언하고 미국 활동을 하게 됩니다.

사실 미국 활동에 대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들의 도전 정신은 높이 사 줄 만 합니다.

가장 잘 될 때 그걸 뒤로 하고 한 도전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그 이후로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그것이 미국 진출로 국내 활동이 뜸한데 따른 결과인지 그렇지 않았더라고 올 상황이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발표했던 앨범들도 평타 이상의 흥행을 거뒀지만, 아무래도 국내 활동에 집중을 하기 어려웠던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다가 약 3년 정도의 공백 이후에 REBOOT 라는 앨범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실상 제가 생각하는 삽질이 시작된 기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음악적인 도전을 뭐라고 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문제는 마케팅과 음악의 불일치였죠.

 

이 앨범으로 돌아오기 얼마 전 부터 티저 영상으로 대중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합니다.

기존에 댄스 걸그룹 이었던 원더걸스가 꽤 오랜 기간동안 악기 연습에 몰두하고, '밴드'가 되어서 돌아온다고 말이죠.

실제로, 해당 앨범의 상당곡에 멤버들의 작사/작곡 참여가 두드러졌고, 언론에 사전에 알려지는 내용으로는 그들이 악기 연주를 직접 하면서 노래할 것이다 라고 했죠.

거기다, 각 멤버들의 악기 연주 티저 영상은 꽤나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반응도 꽤나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빈의 드럼 연주와, 선미의 베이스 연주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티저만 봐서는 로큰롤 혹은 펑키 음악을 연주할 것으로 기대가 되었죠. 저는 펑키를 기대했습니다. 애초에 흑인음악 베이스의 음악들을 발표해온 원더걸스였고, JYP 라는 기획사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뚜껑을 열고 나온 앨범은 전체적으로 신스팝의 느낌이 강한 트랙들이었습니다.

거기다, 의상은 또 왜 그런 건지, 그나마 연주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애초에 편곡 자체가 라이브 연주를 염두에 둔 편곡이 아니었습니다.

대체 왜 밴드라는 마케팅을 했던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죠.

 

아무튼 해당 앨범은 원더걸스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흥행을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오늘 글의 주인공인 유빈의 이야기로 돌아와보겠습니다.

그렇게 리부트 앨범의 실패(?) 후 유빈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언프리티랩스타 2' 에 출연한 것이죠.

 

사실 유빈이 원더걸스에서 랩퍼 포지션이긴 했지만, 원더걸스의 메가 히트곡들의 경우, 랩이 그다지 부각되는 트랙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의 랩 실력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랩을 할 뿐 아니라 프로그램 성격 자체가 '힙합' 음악과 문화에 기반한 프로그램인지라 그녀의 출연은 상당히 의외였죠.

하지만, 그녀는 그 프로그램에서 꽤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래퍼' 유빈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켰습니다.

 

그 이후 원더걸즈의 활동은 팀 활동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솔로 활동은 상당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애써 '래퍼'라는 포지션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후 나온 그녀의 솔로 곡들은 하나같이 유행에 편승한 곡들이었습니다.

시티팝을 들고 나오려다가 표절 시비가 걸려서 공개도 못하고 앨범을 엎는 불상사도 있었고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작곡가가 저지른 일이었죠. 운도 없는 유빈 ㅜㅜ) 그 이후에 발표된 곡은 '숙녀'라는 역시나 시티팝을 장르로 한 보컬곡 이었습니다.

아마도 원더걸스 시절의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하고자 했었나 봅니다.

무대의상도, 가사내용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원더걸스는 없었고, 그녀의 이미지는 래퍼가 되었고, 그녀의 보컬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기에는 가창력이 뛰어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어지럽게 한 기획이 문제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솔로로 활동하며 내는 앨범마다 소위 대박을 치고 있는 '선미'와는 완전히 비교되는 행보였죠.

선미는 제대로 자신의 길을 찾은 듯 원더걸스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대박을 쳤는데, 유빈은 원더걸스 컨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죠.

그 이후로 발표된 싱글들은 제 기억에 있지도 않은 말 그대로 대중들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유빈-넵넵-뮤비영상

그랬던 유빈이 올 초 JYP에서 독립해서 5월 즈음 '넵넵' 이라는 곡을 들고 나옵니다.

오! 그럭저럭 래퍼 느낌 납니다. 싱잉랩 스타일의 곡으로 들을 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신곡 'WAVE'를 발표하게 된 거죠.

 

유빈-wave-음악영상

일단 이번 곡에서 그녀는 확실히 그녀의 랩을 들려줍니다.

곡의 장르는 R&B와 힙합을 섞은 느낌이고, 훅에서는 쉬운 멜로디로 귀를 사로 잡습니다.

솔직히 랩에 비해서 보컬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랩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그루브가 보컬에선 밋밋해지는 아쉬움이 있어요.

하지만, 그녀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기획사에서 독립을 한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티스트 유빈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롱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그런 음반이 되길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