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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과 정보/음악, 음반

싱어게인 11일 방송 Top 10 결정전 리뷰 - 좋았던 무대 중심으로

by 주니(Jun-E) 2021. 1. 12.

저의 최애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드디어 Top10을 가리기 위한 무대까지 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소소한 또 하나의 재미는 역시 이승기 MC와 규현 심사위원의 티키타카죠. ㅎㅎ

매번 심사위원에게 각오를 물어보는 MC와 MC의 바지통을 두고 디스 아닌 디스를 하는 편집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대진순서와 조를 뽑는 역할을 맡은 MC에게 작정하고 부담을 주는 규현 심사위원의 모습도 그동안 당한 몰아가기에 대한 소심한 복수 같아서 재미있었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싱어게인의 최대 장점은 역시 무대입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선곡스타일과 무대 스타일로 식상함이 없어 정말 좋았는데, 이번 무대들도 그랬습니다.

 

좋았던 무대를 중심으로 리뷰를 해 볼께요. (아쉬웠던 부분은 뒷 부분에 짧게만 언급을 할께요)

47호 가수 - 박효신 '연인' 

일단 이 노래는 정말로 감상을 추천합니다.

이 가수의 목소리는 정말 독특하죠. 김종진 심사위원은 그의 목소리가 너무 독특해서 처음엔 듣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중독되어서 계속 듣고 싶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그런데, 사실 목소리가 생경해서 첫 무대가 어색하고 듣기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첫 무대는 가수의 고백대로 무대공포증 때문인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를 않았었고, 특유의 목을 긁어서 내는 소리만 귀를 자극했기 때문에 지금 듣는다고 해도 좋게 듣기 어려운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위올라이' 로 단박에 귀를 사로잡았던 짝꿍과 함께 했던 무대에서 가벼운 소리를 낼 줄 안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 다음 무대에서 조금 더 긴장이 풀리면서, 이번 무대에서는 발성면에서 기존 무대와는 완전 격이 다른 소리를 들려줬고, 누가 들어도 좋게 들릴 무대였습니다.

이건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앞선 어떤 무대보다 노래 자체를 훨씬 잘 했고, 껍질을 완전히 깨고 이제야 본인의 목소리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답답하던 소리가 아주 시원하게 뻥 뚫렸죠.

더불어 강력한 본인의 색깔로, 원곡 가수인 박효신이라는 인물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무대였습니다.

그에 응답하듯 심사위원들의 판단은 All Again

 

29호 가수 - 김수철 '못다핀 꽃 한 송이'

직전 무대에서 불렀던 '제발'의 파괴력이 엄청났었죠.

그래서 기대도 더 높아져 있었기에 그 기대를 충족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무대에 올랐을 것 같습니다.

선곡은 정말 잘 하신 듯 합니다. 노래를 듣기 전에 이미 '잘 어울리겠다'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물론 원곡자 김수철씨의 그림자가 매우 강하게 드리워져 있는 노래라는 핸디캡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도 부담감을 잘 극복하고 역시나 본인의 매력을 잘 드러낸 파워풀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무대였습니다.

마지막에 나왔던 '육성 퍼포먼스' 가 실수였다는 반전이 있었지만, 실수가 오히려 레전드 퍼포먼스로 둔갑하는 행운까지 함께 했던 아주 멋진 무대였습니다.

대단 노래를 들려줬기에 All Again은 필연이었죠.

 

23호 가수 - 이적 '같이 걸을까'

사실 23호 가수는 첫 라운드부터 기발한 편곡과 음악성으로 승부를 해왔습니다.

뻔하지 않은 편곡과, 그에 걸맞는 파워풀하면서도 터뜨릴 때 확실히 터뜨리는 보컬

그리고, 32호 듀오 가수와 함께 팀을 이룬 두 번의 무대에서는 전체적인 편곡을 주도하며, 32호 가수들의 하모니의 장점까지 제대로 살려내며 천재성과 프로듀서로써의 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었었죠.

그랬던 그녀가 오로지 보컬에만 집중한 무대를 선택한 것은 다소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노래를 잘 하는 참가자였어요.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냈습니다.

중간 중간 가끔 감정이 과잉이 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것까지도 본인의 색깔로 잘 승화시키는 가수여서, 거부감없이 '이게 23호 가수지' 라는 생각이 드는 무대였습니다.

7 Again으로 당당히 Top 10 진입

 

이제부터는 조금 아쉬웠던 무대에 대해서 잠깐 언급을 해 보겠습니다.

 

32호 가수 - GOD 노래 3곡 메쉬업

23호와 함께 했던 두 번의 무대에서 매력발산을 제대로 했던 두 사람이었기에 기대가 있었는데요.

3곡을 메쉬업을 하면서 집중력을 잃는 크나큰 실수를 합니다. 노래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없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23호와 함께 했을 때 느껴졌던 그런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노래를 잘 하는데, 곡을 진행하면서 다이나믹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면서도 1라운드에서 편집이 돼서 방송이 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짐작이 갔달까요?

이 듀오도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을 빨리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9호 가수 - 이문세 '소녀'

이선희 심사위원의 소감이 핵심을 짚었습니다.

제목은 소녀이지만, 노래의 스케일이 그리 작은 노래가 아닌데, 너무 '소녀소녀' 하게만 불렀다.

노래는 잘 했지만, 곡 해석에서 조금 아쉬웠고 너무 무난한 무대였다 라고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응원해요. 59호 가수님

 

37호 가수 - 여우비 이선희

37호 가수는 앞선 무대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 강했어서 정말 많은 기대가 되었던 참가자입니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선곡이 너무 아쉬웠어요.

이제는 댄스음악이 아닌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본인의 보컬색과 어울리지 않는 선곡인데다 퍼포먼스를 포기할 수 없어 전주에 현대무용 스타일의 댄스를 넣음으로 인해 숨이 차게 되면서 정말 섬세한 호흡과 표현이 필요한 이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죠. 역시 37호 가수는 리듬감이 있는 노래를 선택하거나, 발라드를 하려고 했으면 노래만으로 정면승부를 펼쳤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워낙 보여준 모습들이 많아서 앞으로 좋은 가수가 되실 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33호 가수 - 너였다면 정승환

요즘 발라드도 부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선택한 선곡이라고 했는데, 오늘 노래만 듣고서는 아직 숙제가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여전히 중간 중간 너무 진한 목소리를 내는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어 이 노래와 어울리지 않았고, 본인이 목표로 했던 트렌디한 발라드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예전 33호 가수의 레코드를 들었을 때도 그렇게 심하게 들리지 않던 목을 누르거나 발음을 짜내는 듯한 스타일로 감정을 더 진하게 담아내는 노래 방식은 라이브에서는 어느 정도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레코딩에서 좋게 이용되지 못하고, 특히 요즘 발라드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창법인데 그걸 버리지 못했습니다.

노래를 잘 하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자기의 버릇에 표현이 갇힌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이런 부분들만 극복해 낸다면 노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33호 가수님이죠.

 

이번 방송에서도 역시나 우리의 고막을 즐겁게 해준 싱어게인 

다음 무대에서는 30호 가수를 비롯해서 또 많은 가수분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겠죠?

다음 방송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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