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비평과 정보/방송, 미디어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기록하다. 전설의 무대 - 아카이브K 방송 리뷰

by 주니(Jun-E) 2021. 2. 19.

뒤늦게 SBS에서 기가찬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재 이승국 채널에서 이승국님이 강력 추천하는 영상으로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요.

 

이 영상을 보자마자 이건 꼭 봐야해!! 라는 생각이 들어서

뒤 늦게 VOD로 감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라드편 2개, 댄스음악, 문나이트, 인디밴드 1편까지 봤는데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신 분 이라면 무조건 감상하시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특히 저처럼 이미 청춘을 지나보내신 분들께는 어린시절의 추억까지도 아주 강력하게 자극하게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발라드편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유는 정말 좋아하는 이영훈 작곡가님의 곡들과 역사를 들을 수 있었고, 유재하라는 비운의 천재를 조명했으며, 제가 가장 좋아하고 완전히 다른 레벨의 가사를 쓰신다고 생각하는 박주연 작사가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 이었습니다.

역사의 비하인드 썰을 듣는 재미와 더불어, 중간 중간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던 명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획은 추억도 되살리면서 몰랐던 이야기까지 알게되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노래를 끊어가면서 하는 정말 음악에 대한 예우라고는 1도 없는 편집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눈을 감고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이라는 희소성도 있었습니다.

 

댄스음악의 계보를 훑고, 흑인음악 베이스의 댄스가수들이 등용되는 요람이었던 문나이트의 역사를 짚어보는 3, 4편에서는 흥겹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했고, 홍대 인디밴드들의 태동을 다룬 5편 방송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을 배출한 드럭 클럽 사장님의 인터뷰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클럽 사장님이지만, 거의 음반 제작자 마인드로 가수들을 픽업하신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자우림 밴드의 정말로 영화같은 데뷔 스토리는 다시 들어도 재미있네요.

내 인생에도 그런 행운 한 번쯤 찾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면서 말이죠.

 

앞으로 나올 방송에서는 세계로 나가는 K-POP에 대해서도 조명을 한다고 하니, 아이돌 음악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올 것 같네요.

 

그런데, 여기까지 보고 나니 아주 진하게 남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첫째, 70년대와 80년대 초반의 역사는 담지 못했다는 점 입니다.

5~60년대 음악까지 다루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70년대는 한국에 록 음악이 태동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리고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인물들이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꼭 다루었으면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대한민국 록의 아버지로 불리눈 신중현 님을 비롯해서, 세시봉으로 대변되는 1세대 포크음악의 장인들인 송창식, 양희은님을 비롯한 뮤지션들의 이야기, 동화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한 획을 그었던 산울림이라는 전설적인 밴드도 전혀 다루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네요.

 

둘째, 방송이라는 특성상 모든 뮤지션을 다 다루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쩔 수 없는 한계 입니다.

레전드 급의 보컬리스트였던 김현식 님이나, 포크음악의 전설 김광석 님도 전혀 다루지 못했죠. 앞으로 나올 회차의 주제를 보면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은 낮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른 분들보다 대한 민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두 분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은 정말 아쉽습니다. 한 분은 가왕 '조용필' 님이고, 다른 한 분은 데뷔 이후 대한 민국 디바를 언급할 때 현재까지도 빠지지 않고 존재감을 가진 분 '이선희' 님이죠.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서 남/녀 보컬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두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는 부분은 정말 아쉽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조용필님은 한 때, 연말 가요대상을 몇 년간 예외없이 휩쓸 정도로 정말 독보적인 인기를 상당기간 누리신 분이고, 다른 후배 가수들을 위해서 이후 수상을 거절하시고, 방송 출연도 거절하신 분으로 유명하죠.

이선희 님은 데뷔 후 몇 년간은 정말 폭풍과 같은 인기를 구가했었고, 그 이후로도 노장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현재까지 활동하는 분 이자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항상 언급되는 한국의 레전드이십니다.

 

두번째 아쉬움은 두 분의 활동 기간이 방송에서 다룬 80년대 중반 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함께 하셨다는 점에서 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물론 두 분의 음악 스펙트럼이 워낙에 넓어서 장르 위주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방송을 기획하다보니 소외되셨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몇몇 뮤지션 분들은 별도의 회차를 만들어서라도 소개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대하기로는 예고된 남은 회차 이외에 추가로 확장된 방송으로 다루어지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 정말로 강강강 추천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