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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과 정보/영화

다시 태어난 저스티스리그 - 스나이더컷. 과연 성공적일까?

by 주니(Jun-E) 2021. 3. 23.

우선 저는 DC 코믹스의 팬이 아닙니다.

그냥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 (다크나이트로 대표되는 3부작)을 매우 재미있게 본 사람이고

그 옛날 슈퍼맨 영화는 추억 속에 기억하고 있고, 옛날 슈퍼맨을 그대로 다시 살려낸 듯 한 그런데 흥행은 폭망한 슈퍼맨 리턴즈도 꽤 흥미롭게 봤고, 각종 리뷰 영상들을 통해서 어렴풋하게나마 DC세계관을 인지하고 있는 정도?

 

아무튼 영화로 보는 슈퍼히어로물의 영화를 꽤 재미있게 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마블 시리즈의 팬이기도 하죠. 당연하게도.

 

나름 평가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리 좋지도 않았던 잭스나이더 감독의 맨오브스틸도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원래 지겨울 정도로 슬로우 모션을 많이 사용하는 감독인데, 해당 작품에서는 슈퍼맨의 '속도'를 부각하기 위해서인지 오히려 빠르게 재생한 듯한 모션이 훨씬 많았던 점도 좋았고요.

 

서론이 길었는데요.

아무튼, 배트맨대 슈퍼맨에서 그 유명한 '느금마사' 드립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어이없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그 밖에 부분들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 정도? (이 쯤에서 배댓슈의 확장판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확장판은 못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으로 잠깐 다뤄볼까? 싶네요.

아무튼

그랬던 저에게도 '조스티스리그 (조스웨던의 저스티스리그를 그렇게 부르더군요)'는 꽤나 실망스러웠던 영화였습니다.

DC 세계관에 억지로 '마블 맛 소스'를 끼얹어서 매우 겉도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많은 DC 팬들의 실망을 뒤로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갑자기 '스나이더컷'의 공개를 요청하는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에 워너브라더스는 스나이더컷 공개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추가 CG 작업등을 통해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예산도 책정해주죠.

사실 워너 입장에선 이미 망한 영화에 이렇게까지 다시 돈을 투입한다는 결정은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워낙 요청하는 목소리가 컸고, 그 정도면 VOD로 공개했을 때, 기본적인 흥행은 가능하지 않을까? (쉽게 말해서 본전은 건질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추가 투자도 결정을 했겠죠.

 

그렇게 공개가 결정이 되고 꽤나 긴 시간의 작업을 통해서 며칠 전 VOD로 전세계 공개가 되었죠.

지금 네이버 시리즈온에 공개가 되고 있는데, 네이버 멤버십 무료 체험 가입 시 2만원 상당의 영화 한편이 공짜 이벤트 중이라서, 잭스나이더의 저스티스리그 공개 최대 수혜자는 네이버 멤버십이다 라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네요. ㅎㅎ

저도 그렇게 감상을 했습니다. (감상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라서 적어 봅니다.)

 

또 딴 길로 잠시 샜는데

이 영화는 총 4시간 2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고, 총 6개의 파트(에필로그까지 7개의 파트)로 나뉘어진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감독도 이 긴 영화를 한 번에 보는 것은 쉽지 않겠다 판단했던 듯 하고, 그래서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리그 '성공적' 입니다.

'조스티스리그' 보다는 압도적으로 좋고요.

특히 사이보그와 플레시 캐릭터는 조스웨던 버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말이되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그 중에서도 사이보그는 예전에는 그냥 말하고 능력 출중한 로보트였다면, 이제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의 감정의 골에 대한 부분도 설득력이 훨씬 좋아졌어요.

레이피셔가 왜 그렇게 조스웨던을 까고 화가 났었는지 이 영화를 보면 완전 이해가 됩니다. ㅎㅎ

 

그 밖의 장점들은 사실 조금 디테일한 부분들 입니다.

 

공개되기 전에, 조스웨던이 영화를 거의 새로 찍었고, 스나이더가 만들려고 했던 영화와 완전히 달랐다고 말해서, '조스티스리그'에 나온 대부분의 장면이 없어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실상 거의 모든 '주요' 장면들이 그대로였어요.

촬영 원본이 같다는 것은 카메라 앵글로 알 수 있었죠.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온 피식 할 수 있는 유머코드들도 그대로 나옵니다. (물론 빠진 것도 있는데, 그것들은 피식이 아니라 어이없는 유머코드들이었어요. 예를 들면 플레시가 원더우먼 위에 넘어지고나서 민망해하는 장면 같은? - 지금도 왜 이걸 넣었는지 조스웨던의 머리속에 들어가보고 싶음 ㅡㅡ)

대표적으로 배트맨에게 '슈퍼파워'를 질문하자 '부자'라고 대답하는 씬도 그대로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의 큰 줄기만 보면, 전작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완전 달라요.

일단 액션 시퀀스들에서 디테일한 컷의 진행이 조금씩 바뀌고, 씬들간의 전후 관계가 바뀐 곳도 일부 있고, 전반적인 색감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특히 색감 부분은 스나이더 스타일의 색감이 훠~~~~~~~~~~ㄹ씬 DC 세계관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조스웨던 작품의 색감은 좀 유치한 면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작은 부분들이 모여서, 액션부터 스토리까지 모두 잘 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DC 팬들에게 바치는 '선물세트' 같은 영화입니다.

다시 나와서 선물이 아니고요. 메인 플롯에서 벗어나는 부분에서 정말 선물같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예고편에 나와서 스포일러도 아닌 '조커'가 등장하기도 하고요. 그 밖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인물도 하나 나옵니다.

그리고, 배댓슈에서부터 줄기차게 나오는 배트맨의 '꿈? 상상?' 속 미래의 모습도 상당히 진행된 모습으로 나오고요.

아마도 후속작까지 염두에 뒀던 플롯일 텐데, 이미 자신은 워너와 헤어지기로 한 마당에 이렇게까지 풀어내는 건 일종의 '빅엿'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ㅎㅎㅎ

 

아무튼, 이번 스나이더컷 '볼만 합니다'

히어로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재미있게 보실 것 같고요.

히어로물 미드도 좋아하셨다면 더 좋아하실 것 같아요. 

파트가 나뉘어져 있어서 짧은 미드 시리즈 한 편 본 느낌이에요.

솔직히 이걸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분명 지루한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짧은 미드 7편을 정주행한다고 생각하고 보면 괜찮아요.

 

그런데, 과연 4시간이라는 풍부한 시간을 쓰지 않고, 원래 극장판을 전제로 이 작품이 만들어졌다면 과연 잭 스나이더가 마무리를 했다고 한들 지금처럼 좋은 평가를 받는 영화가 나왔을까?

라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물음표가 생깁니다.

 

작품을 보고, 에필로그나 전체적인 줄기에서 필요없다 싶은 부분들 과감히 들어내고, 사이보그와 플레시의 서사를 조금 더 스피디하게 만든다면 아마도 한 시간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3시간 정도의 작품이 되겠네요.

흠, '조스티스리그'보다는 확실히 한 수 위의 '저스티스리그'가 되긴 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처럼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폭망한 비교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반응은 아니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무엇보다 배댓슈에서 한 차례 욕을 드신 전력도 있고 말이죠. ㅎㅎ

 

이러나 저러나, 결과적으로는 이런 결과물이 나왔고, 결과물은 '훌륭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명작은 아니지만 충분한 수작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마블의 '엔드게임' 영화가 훌륭한 영화는 아니지만, 마블팬들에게는 어떤 영화보다 고마운 선물이었던 것 처럼

이 영화도 DC 팬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고마운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워너도 잭스나이더도 더 이상 함께 작품을 하지 않는다. 스나이더컷은 DCEU의 정식 세계관이 아니다 라고 못을 박고 공개가 되긴 했는데, 왠지 이런 분위기이면 워너에서 잭스나이더를 다시 잡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워낙 간섭이 심했던 걸로 유명했기 때문에 잭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까 싶긴 하지만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단점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바로 '번역'인데요. 제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는 않아서 모든 대사가 들리지는 않는데, 그런 저에게도 어색하고 이상한 번역이 꽤 많이 들렸습니다.

이거 지적하는 사람이 없는게 이상할 지경이에요.

아마도 또 '박지훈' 번역가가 하지 않았을까 예상이 되는데, 왜 영화사들은 욕을 그렇게 많이 먹는 박지훈 번역가를 버리지 못하는 걸까요?

 

대체 어떻게 하면 'Eye to eye?' 이걸 '사적인 복수?' 이렇게 번역할 수 있으며

'Who's going to give you a reach-around?' 이걸 '누가 널 짜릿하게 해주겠어?' 라고 번역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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