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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및 강좌/작사, 작곡 및 창작에 관한 강좌

작사학원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작사학원을 다니는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까?

by 주니(Jun-E) 2022. 8. 14.

최근에, 작사학원이 작사가 데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글도 적었었는데요. 그렇다면, 작사학원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작사학원을 등록하고 다니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니면 좋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작사를 배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작사가 지망생들은 왜 작사를 배우고 연습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궁극적은 목표는 '작사가로 데뷔' 해서 '작사가로 먹고 살기' 일 겁니다. 작사가로 잘 먹고 잘 사는 수준까지 가는 것은 너무 먼 길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되기 위해서, 일단 데뷔라도 하는 것이 많은 작사가 지망생들의 꿈이겠죠. 오늘의 글은 이 명제에서 출발을 합니다.

 

사실 학원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하는 곳 입니다. 

무언가를 배우는 곳은 '학교' '학원'이 있겠죠. 우리 나라에서는 학교가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스펙으로 여겨지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만, 사실 학교는 취업이 아니라 '학문'에 목적이 있는 곳이죠.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공부 자체가 목적이요. 자신의 발전이 목적인 것이 근본적인 배움입니다.

 

최근 한 작사가 분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작사학원을 운영하고 계신 분이기도 하고요. 그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작사학원을 너무 기회의 장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동안 학원으로 들어오는 모든 데모를 학생들에게 제공 했었는데, 그건 좋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요지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의 바탕에는 그런 생각이 있었을 겁니다.

"데뷔에만 촛점을 맞추다보면, 작사가로써 내공을 충분히 키우지 못할 수 있고, 그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학원에서는 데뷔보다 '배움'에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

그 생각에는 저도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어떤 일이든 결과에 집착하고 조급해지다보면 발전이 오히려 더딘 경우가 많고, 운이 좋게 데뷔를 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생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경우는 다른 부분은 고려하지 못하신 듯 합니다.

작사학원은 '학교' 라기보다는 '직업학원'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데뷔가 목적이고, 작사학원을 다니는 매우 큰 이유중 하나가 학원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메이져씬에서 들어오는 데모곡 입니다. 

그런데, 데모곡을 모두 받을 수 없다는 것은 학생들이 기회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기회를 학원이 박탈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많은 데모곡들 중 자신에게 잘 맞는 데모곡이 어떤 곡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학원에서 특정 데모곡을 선별해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경우, 다른 곡이 더 잘 맞는 학생에게는 기회가 아예 없어지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죠.

 

그 작사가님이 선생님으로써 학생들의 장기적인 이익을 생각해서 이야기한 것이라면 데모곡을 제한하는 방법이 아닌, 데모곡은 모두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데뷔에 집착하기 보다는 잘 쓰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특정 곡을 지정해서 과제의 형태로 피드백을 제공하면 될 것 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원을 선택해야 할까요?

첫째,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가장 잘 줄 수 있는 것이 어떤 부분인지를 물어봐야 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동경하는 작가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각 학원의 강사진을 잘 살펴보고 자신이 멘토로 삼을 수 있는 작가님이 강사로 활동하는 학원을 선택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누군가는 하루라도 빨리 데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아마도 가장 많은 분들이 여기에 해당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각 학원 수강생 중 신인으로 데뷔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아보면 될 것 입니다.

이 부분은 학원에 연락하셔서 물어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둘째, 학원의 데모곡 제공 방식과 기획사 제출 방식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어떤 학원은 들어오는 데모곡을 제한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어떤 학원은 데모곡 배포는 모두 하지만, 제출된 가사를 학원에서 일차적으로 필터링을 해서 기획사에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일정 퀄리티 이하의 가사를 기획사에 보내는 경우, 해당 학원에서 오는 가사들 전부가 홀대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획사의 눈이 아닌 학원의 눈으로 1차 필터링을 거친다는 것은 어쨌든 기회가 어느 정도는 제한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빠른 데뷔를 원하는지, 강한 내공을 기르는 것을 우선적으로 목표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셋째, 다른 학원 수강 이력을 인정해주는지, 기존 작사 이력을 인정해주는지 확인해보시면 좋습니다.

첫 학원을 고르시는 경우라면 해당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학원을 다니다보면 자신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강사의 강의가 별로일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 경우, 새로운 학원으로 옮기려고 할 때, 기존 수강이력을 일부 인정해서 초급반이 아닌 중급반 부터 다닐 수 있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학원은 다니지 않았더라도 개인적인 방법으로 작사한 곡을 발표한 이력이 있는데, 데모곡을 꾸준히 받고 싶어서 학원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경우 발표한 곡의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속칭 메이져 곡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상급반이나 프로데뷔반으로 직행할 수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원에 따라서 애초에 이런 방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요.

 

생각보다 학원에 배우는 것이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열심히 가르쳐주실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작사라는 것이 배우는 초기에는 배울 것들이 많고, 새롭게 알게되는 지식들이 꽤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기술적인 완성도가 아닌 조금은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좋다' '별로다' '올드하다' '트랜디하다'는 류의 이야기들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런 요소들까지도 나름의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짚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실 수도 있지만, 그건 '티칭'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신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요. 선생님들이 다른 이야기를 할 때 학생이 알아서 깨우쳐야 하는 포인트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레벨까지 올라가시고 나면, 학원은 일방적으로 배우는 곳이 아닌 최대한 많은 기회와 함께, 다른 사람들의 시점을 참고할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물론 이것도 정말 큰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특정 강사가 주는 잇점은 아닐 수 있기에 누가 가르치는가?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필요는 없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대가의 작업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 또한 정답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저자의 코멘터리 하나로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작품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창작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고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참고할 훌륭한 작품들은 이미 공개된 수 많은 노래들로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학원 선택에서 고려할 포인트로 제가 추천하는 것 들은, 제공되는 데모곡은 제한이 없는 것이 좋고, 신인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곳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고려할 부분들을 이야기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도 참고할 하나의 정보일 뿐이고, 결국 결정은 여러분들이 직접 하시는 것 입니다.

좋은 결정 하시고, 작사가로 데뷔도 하시는 경험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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