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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포트를 하면 음질 열화가 있을까요?

by 주니(Jun-E) 2012. 6. 20.

많은 미디스트들의 글에서 꾸준히 보이는 것이 믹스할 때는 괜찮았는데..
믹스다운(익스포트)을 하면 소리가 뭉개지고 소리가 이상해져요. 뭐 이런 류의 이야기들입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관계없이 컴퓨터가 연산을 해버리기 때문에 음질이 열화된다. 라는 요지의 글들도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소리가 바뀌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음질의 열화라는건 안좋은 방향이라는 전제가 붙으니까요)

그럼 논리적으로 우선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시퀀서로 믹스를 하고 있는 상황의 시그널 path는 이렇습니다.

각 트랙의 소스 --> 시퀀서의 믹스엔진(인서션 이펙터, 센드,  fx 트랙등이 모두 포함) --> 시퀀서의 마스터아웃 --> 2트랙 오디오 데이터 --> 오디오카드 드라이버 --> DAC

그렇다면 익스포트를 하는 상황의 시그널 path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각 트랙의 소스 --> 시퀀서의 믹스엔진(인서션 이펙터, 센드,  fx 트랙등이 모두 포함) --> 시퀀서의 마스터아웃 --> 2트랙 오디오 데이터 --> HDD

위에서 보면, 2트랙 오디오 데이터가 나올때까지 path는 똑같습니다.
단지, 그 데이터를 HDD에 쓰느냐, 오디오카드 드라이버로 리얼타임으로 보내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물론, 차이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체로 믹스다운해서 데이터화 할 때는 16비트 44.1KHz로 하기 때문에 믹스다운 시에 자동으로 디더링과 리샘플링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믹스하면서 모니터링할 때는 마스터단에 디더플러그인을 걸지 않는 이상 오디오 카드 드라이버에서 지원하는 최고해상도 또는 프로젝트 세팅에 맞춰서(아마도 프로젝트 세팅에 맞춰서 하게 될 겁니다. bit depth는 몰라도 샘플레이트는 그렇다고 보입니다. 샘플레이트에 따라서 asio 레이턴시도 달라지니까요)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다이나믹이나 해상도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디더하나 걸린다고, 전반적인 해상도의 다운을 벗어나는 믹스된 상태가 바뀌는 일은 일어나선 안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가설입니다.

많은 분들이 시퀀서로 믹싱을 하고 익스포트를 한 후에는 익스포트한 파일은 윈앰프나 그 외의 플레이어로 모니터를 하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시퀀서끼리도 소리의 차이가 있고 당연히 독립 플레이어와 시퀀서는 소리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asio 드라이버로 듣는 소리와 mme로 듣는 소리도 다릅니다.

당연히 소리는 달라집니다. 이런 부분때문에 그렇게 오해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 첫 가설입니다.
이런 경우, 익스포트된 파일을 시퀀서에서 다시 로딩해서 들어보시면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세팅에 맞춰서 익스포트(당연히 mp3가 아니라 wav로)를 하셔서 들어보시면 또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레벨의 차이입니다.

인간의 귀는 상당히 간사해서 똑같은 믹스를 레벨만 올려서 들어도 훨씬 좋게 들립니다.
그런데, 시퀀서로 믹스를 할 때는 대체로 크게 듣게 되는데, 익스포트후에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위에 적은 것들이 다 작용하여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익스포트와 리얼타임 플레잉의 차이도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리얼타임 플레잉의 경우 컴 퍼포먼스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아무래도 무거운 플러그인의 경우 연산을 하기에 벅차게 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사실 컴 사양이 엄청 좋아지고, 프로그램에서도 버퍼링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므로 별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 경우 시퀀서에서 어떻게 처리를 할 지는 잘은 모르지만, 어느정도 간소한 프로세싱을 하게 될지, 자체적으로 버퍼를 가지고 연산을 커버할 지는 프로그래밍하기 나름일 겁니다.
하지만, 익스포트의 경우는 이런 제약이 없습니다. 익스포트하면서 몇초 더 걸린다고 불만일 사람 없을 겁니다.
다시 말해서 원래 정해진 프로세싱을 빼먹을 가능성이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음질적인 측면에서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적어집니다.

제가 이렇게 적으면 그래도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서밍이 훨씬 선명하고 좋은데 그건 어떻게 할 거냐? 라는 취지의 댓글이 있을까봐서 미리 적어보자면, 아날로그 서밍은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부분입니다.

아날로그 서밍을 하려는 이유는, 디지털 믹싱의 다이나믹의 한계를 극복해서 더 나은 해상도를 얻기 위함입니다.
해서 디지털 프로세싱에서 여러트랙을 합하는 트랙의 수를 최소한으로 하고 여러트랙을 합치는 것을 아날로그 도메인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익스포트와 투트랙 리얼타임 녹음의 경우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또, 투트랙으로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돌려서 그대로 녹음받는 경우, 청감상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는 아날로그 도메인의 착색에 의한 취향의 문제이지 음질 열화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 또한 개인적으로는 느낌의 차이는 있지만, 믹스의 상태를 좌우할 만한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정말 익스포트해서 소리가 이상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 많은 엔지니어들이 과연 프로그램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만일에 정말 그런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닌 뭔가 설정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의심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다시한번 강조하는 이야기.

익스포트하면 소리가 이상해진다고 외부로 서밍한다고 이런 저런 장비 찾아 다니고, 서밍믹서 찾아다닐 시간에, 곡 더 잘 쓰고 믹싱 더 잘하는 연습을 하는게 경제적으로나 나중에 결과물로도 훨~~~씬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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