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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옥적 허용? 과욕이 부른 참사 - 펜트하우스 3 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어설픈 시즌제 드라마의 한계

by 주니(Jun-E) 2021. 6. 15.

대한민국 막장 드라마의 양대 산맥

김순옥 작가와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비슷한 모양새로 시즌제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는 3번째 시즌을 임성한 작가의 '결혼 작사 이혼 작곡'은 두번째 시즌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제가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에 대해서는 시즌 2가 한창 진행되던 시점에

기존 작품 대비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적었던 적이 있었지요.

https://falinjs.tistory.com/385?category=442016 

 

펜트하우스, 결혼작사 이혼작곡 - 막장 드라마 투톱 작가, 임성한/김순옥 작가의 대결의 결과는?

최근 방영되고 있는 핫한 드라마가 있죠. 그리고, 그 드라마는 소위 '막장드라마' 라고 불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막장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작가는 대충 3명 정도가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를 하

falinjs.tistory.com

그런데, 시즌 3에 들어오면서 (사실은 시즌 2 말미에서 부터) 제 호평(?)이 무색하게 망가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시즌 1 부터 시즌 2 까지 이 드라마의 장르는 분명 '치정 스릴러' 였습니다.

일부 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운 설정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품처럼 사용되던 양념이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스릴러 장르에 가깝게 유지가 되었고, 그에 걸맞는 배우들의 연기와 꽤나 퀄리티 높은 미술, 영상미로 완성도를 높였었죠.

그래서 저도 김순옥 작가 인생에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평가를 했었는데요.

 

시즌 3가 되면서 이 드라마는 마치 코미디와 같습니다.

과장된 분장을하고 과장된 연기를 하는 전형적인 코미디 극의 그것과 닮아 있어요.

 

시즌 2 에서 죽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외아들 설정이었던 로건리의 친형이 갑자기 흑인 스타일의 패션을 하고 나타나는 등 과도한 설정들이 난무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점점 더 과장되고, 코미디가 되었습니다.

이런 설정들이 너무 늘어나다보니 시청자들은 이를 '순옥적 허용' (시적허용을 비튼 우스갯 소리죠)이라고 지칭하고 있는데요.

이 순옥적 허용도 이제는 한계치를 넘은 것인지, 시즌 2까지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시청률도 시즌 3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어찌보면 정해진 수순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미국드라마의 경우 상당수의 작품들이 '시즌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시리즈물을 제작함에 있어, 장기 레이스를 하는데, 일종의 '휴식 및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함일 텐데요.

국내에서도 CJ ENM에서 만드는 드라마들 중 일부 드라마들이 이런 형식을 취해 꽤 괜찮은 성과를 거뒀죠.

공중파에서도 '검법남녀' 라는 드라마가 시즌제로 방영이 되기도 했고요.

이런 시즌제 드라마는 일견 영화의 속편과 비슷한 형태로 가게 됩니다.

등장인물은 상당부분 유지되고 (특히 주인공급은 거의 그대로 유지됩니다) 에피소드를 달리해나가는 형식이죠.

 

그런데, 막장드라마 최초 시즌제를 공표하며 시작한 두 드라마는 전혀 다른 모양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시즌은 '매시즌 마다 방영'의 의미인가 봅니다.

시즌 1이 끝나고 몇 주 되지도 않아 바로 시즌2를 시작하니, 탄탄한 설정을 구상할 틈이 없음은 물론 배우나 제작진 모두 재충전을 가질 시간은 전혀 없습니다.

방송은 몇 주 쉬더라도 세이브 회차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제작진은 아마도 하루이틀 정도 휴가를 다녀와서 바로 다시 촬영에 돌입했을 겁니다.

이것은 시즌제가 아니라, 기존 드라마의 '연장방영'의 기형적 변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고갈되었으니, 작품이 망가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죠.

이름뿐인 시즌제이자 사실상 연장방영인 드라마를 집필하면서 망가지지 않는 작가는 거의 없을 겁니다.

이번 펜트하우스는 간만에 꽤나 완성도 있는 막장 드라마가 출현하나 했는데, 억지스러운 회차 늘리기 때문에 망가진 비운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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