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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소감] 내딸 금사월 - 작가에게 철저히 이용당한 연기자들의 향연

by 주니(Jun-E) 2016. 3. 7.

 

최근 들어서 이 드라마만큼 말도 많고 시청률도 높은 드라마가 또 있을까? 싶은 드라마였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왔다 장보리'와 유사한 상황설정과 캐릭터 구성으로 시작부터 말이 많았던 드라마.

극이 진행되면서 자주 등작했던 전혀 설득력 없는 상황전개와 설정들은
(한가지 예로, 오혜상이 각종 악행을 저지르고 도망하고 있을 때, 주오월과 집에서 다투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집 문앞에 짐짝같은 남자 4명이 잡으러 왔으면서 문 앞을 막지도 않고 딴 짓을 하다가 도망가고 나서야 뛰쫓아 가는 어이없는 신도 있었죠) 살짝 코믹스러운 색깔이 있었으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더라도
캐릭터의 원래 설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택을 하는 장면들은 내가 연기자였다면 정말 연기하기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죠.

강만후에게 복수를 하는데, 증거를 이용해 그를 감옥에 보내는 대신 자신이 사랑하는 사월과 찬빈의 결혼식을 깽판내기로 하는 신득예의 어이없는 선택이나

싸가지 없는 재벌2세이긴 하지만, 나름 정의감도 있고 옳은 선택을 하던 강찬빈이 자기 결혼식 망쳤다고, 그간 충분히 봐온 아버지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나몰라라 적반하장으로 회사는 아버지것을 외치며 아버지의 오른팔 역할을 충실히 하는 선택

가장 어이없었던, 어머니의 복수를 막겠다고 강만후를 돕는 (더구나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음의 위기까지 몰아넣고 보육원을 무너뜨린 원흉인 사람을) 차악을 막기 위해 최악을 선택하는 금사월까지

거기다 중반부 시청자에게 가장 큰 고구마를 안겼던 이미 서로가 어릴적 친구임을 알고 나서도 원래 이름은 '오월'을 부를 생각도 안하고 계속 '홍도'라고 불러서 지척에 있던 아버지와 오빠가 동생을 찾는걸 막아나선 어이없는 금사월까지 ㅎㅎㅎ

그 밖에도 바닥에 기어도 모자랄판에 악을 쓰며 대들던 강만후의 가족들의 모습은 애교로 보일정도로 어이없는 설정이 난무했죠.

그렇게 말도 안되는 선택을 계속해오며 충분히 해결될 수 있던 상황들을 말도 안되는 설정으로 질질 끌던 일들 (주오월은 대체 왜 2번이나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살아돌아오며, 충분히 미리 만날 수 있는 상황에서 아빠를 만나는 걸 미루고 미루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을 단 1회만에 그간의 방향들과 달리 180도 다르게 착한 선택을 하기 시작하는 악당 캐릭터들로 수 놓으면서 해피엔딩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강만후는 그 지독한 악당이 신득예가 다쳤다는 이유 하나로 갑자기 천사표로 변하고, 강찬빈을 구해줬다는 것 하나로 (사실상 그간 극진히 길러준 정이 더 대단한건데) 은인인양 대하는 찬빈생모와 할머니는 물론이고, 인생 막장인 임시로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죄값을 받는다는 설정도 솔직히 그간의 캐릭터로 볼 때 말도 안되는 것들이죠.

임시로가 죄를 인정하는 건 현실로 보면 오로지 장인의 재력을 탐내서 착한척하기로 결정하는 것 말고는 설득력을 얻을 수 없을 정도까지 망가뜨려진 캐릭터인데 말이죠.

아무튼 마지막화를 보는 내내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설정들로 가득한 억지 해피엔딩 장면들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시청자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한가지 반전은 강찔레와 조비서의 결혼 장면인데요.

오죽하면 '진정한 승자는 조비' 라는 말이 나올정도였죠.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시청률도 대박이었던 내딸 금사월.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는 이런 드라마는 TV에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습니다만, 그럴리 없겠죠? ㅎㅎ

욕하면서 본다는 한국 막장 드라마의 계보는 계속될 겁니다. 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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