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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과 정보/방송, 미디어

치즈인더트랩 종영 -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미하리라.

by 주니(Jun-E) 2016. 3. 2.

 

방영초기 치즈인더트랩은 신드롬과 같은 힘을 발휘했었습니다.

치어머니라 불리우는 웹툰 팬들의 힘도 있었지만, 저처럼 웹툰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 시작한 사람도 빠져들 정도로 드라마 치즈인더트랙의 매력도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은 원작의 캐릭터들을 잘 살려낸 드라마 대본과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습니다.

그랬던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비판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원작자인 '순끼'작가의 불만과 배우들과 제작사와의 소통문제에 따른 잡음. 주연인 유정역을 맡았던 박해진의 유감표명까지 나오며 제작사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게 되었는데요.

솔직히 순끼 작가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웹툰의 결말까지 공유하며 드라마는 달랐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음에도 비슷한 결말로 나아가는 모양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점은 웹툰을 보지 않은 저로서는 그닥 와닿지는 않습니다.
물론 드라마가 스포일러가 되어버린 상황이 작가로써는 달가울리 없겠지만요. ^_^

드라마 시청자로써 저의 불만은 극의 초반 긴장감과 달달함 사이에서의 줄타기를 아주 잘 해냈던 것에 비해 후반부로 갈 수록 소리치고 윽박지르고 싸우는 팽팽한 긴장감이 아닌 폭발하는 긴장감이 이 드라마의 아이덴티티를 흐리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이 드라마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인 '유정'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 및 묘사가 후반부로 갈 수록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이는 단지 주연 배우의 분량문제라기 보다는 시청자들의 유정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상황이나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2~3회에 걸쳐 그간 못해온 것들을 마치 쏟아내듯이 상황과 극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말로 다 설명해버려 김이 빠져버리는 상황을 자초한 것은 제작자들의 명백한 실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 아쉬운것은 박해진씨가 안타까워했던 유정 캐릭터에 대한 설명 부분이 극의 마지막에 다 와서 나왔다는 것은, 기존 촬영분에는 더 많은 내용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서인데요.
그렇다면, 편집을 통해 충분히 더 그럴싸한 전개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민폐 캐릭터인 백인하의 캐릭터는 전부터 지나친 오버스러운 연기가 지적받아왔는데, (이는 순전히 작가와 PD의 설정이라고 보지만) 결국 그런 백인하의 캐릭터는 극의 마지막까지 개연성 떨어지는 광란의 행동으로 이어지며 로맨스릴러를 막장드라마스럽게 그려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꼽은 두번째(혹은 첫번째) 민폐 캐릭터가 바로 유정의 아버지인데요.

유정을 위한다면서, 형제놀이를 위해 백인호와 백인하를 이용한 것은 그렇다 쳐도 유정의 감시자로 역할을 지어두고서도 그것이 자식을 위한 사랑이라 생각하고, 자신과 닮을까봐 무서워서 그랬다는 마지막화에서의 고백은 실소를 자아낼 정도로 앞뒤 상황 또 그 아버지의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상황과 대사였습니다.

홍설이 의식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유정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을 서슴치 않던 그 사람이 말이죠.

15화와 16화는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도록 대본과 편집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억지스러운 상황설정 말고 말이죠.

그래도, 3년후의 재회를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은 작위적이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부자연스럽고 급작스러운 전개였다는 점이 아쉬웠지요.

전체적으로 이 드라마든 2/3정도 분량까지 아주 잘 만들어놓은 이미지를 나머지 1/3로 서서히 망쳐버린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쉽게도 말이죠.

이제 뒤 늦게 웹툰 원작을 봐줘야할까요? ^_^ 원작자가 그리는 유정과 백인호 그리고 홍설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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