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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과 정보/방송, 미디어

치즈 인더 트랩 - 유정 선배는 치유받을 수 있을까?

by 주니(Jun-E) 2016. 2. 19.

 

지난 16일에 드디어 유정과 백인호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이유가 나왔습니다.

드라마의 초기부터,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가장 싸가지 없고, 어찌보면 '무서운' 캐릭터였던 것이 유정 역이었는데요.
겉으로는 한없이 유하고 모든 이들에게 착하게 대하는 천사남 이면서 자신에게 해를 끼치거나 약점을 잡은 사람들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구로 사용하곤 했던 모습이 심하게 말하면 소시오패스 처럼 보이기도 했었죠.

그래서, 그런 유정의 모습을 아는 사람들은 다들 그를 무서워하면서도 격하게 비판하기도 했죠.

사실 그간 유정이 받아온 상처에 대한 것에 상당 부분이 아버지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이기도 하구요)

타고난 성격이 직설적일 수도 있었을 유정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선한 사람의 겉모습을 입도록 강요해온 셈이죠.
세상에는 많은 눈이 있다던가,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널 어떻게 생각하겠니? 라는 등등

그런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선한 겉모습으로 꾸미다보니 그 뒷모습이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백인호의 상처는 의외로 쉽게 치유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유정의 마음은 과연 치유가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쌓여온 상처들이었으니까요.

그랬던 것이 지난 16일 방송으로 실마리를 찾은 느낌입니다. (작가가 잘 풀어냈다는 생각입니다.)

그간 자신의 속마음이나 진짜 모습을 감추려한 이유는 아버지를 포함하여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자신을 멀리하는 것을 두려워해서였다는 것을 본인의 입으로 고백을 하게 되고, 백인호와 틀어지게 된 진짜 이유를 이야기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설'이는 그의 곁을 지켜줄테니까 말이죠.

이제 슬슬 다른 이들에게 "싫다"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아마도 뒤에서 린치를 가하는 모습들이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요?

또 이런 결정을 하는데는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렸지만, 진짜 친구였던 '백인호'의 역할도 컸죠.

말을 함부로 하고 너무 거친 모습이 유정과는 반대였지만, 그래서 과거에 유정과 틀어지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아버지로 인해 하고싶은 말도 행동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유정의 아픔을 일찌기 알고 유정은 그를 아버지가 붙인 '감시자'로 생각했지만, 실상 그는 중요한 것들은 아무것도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유추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성안에 자신의 자아를 가두어버린 유정이 이제 문을 조금 열어두었으니, 치유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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